[중앙일보 사설 분석] 야당엔 위헌, 여당은 숙고?…민주당의 신천지 이중잣대

2025년 5월, 신천지 당원 집단 가입 의혹이 불거졌을 때 국민의힘이 받은 것은 압수수색이었다. 수사기관이 들이닥친 것이다. 민주당은 자체 TF를 꾸려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강제 수사와 자체 조사, 이 둘은 법적 성격도 다르고, 사안의 무게도 다르고, 절차도 다르다.

중앙일보 사설은 이 둘을 같은 선상에 올려놨다.

사설의 논리는 이렇게 흘러간다. 민주당은 예전에 신천지 문제로 국민의힘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런데 정작 자신들에게 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숙고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것이 이중잣대라는 것이다. 논리 구조만 보면 그럴듯하다. 비슷한 사안에 다른 반응을 보이면 이중잣대라고 부를 수 있으니까.

그런데 전제가 틀렸다.

같다고 전제하면, 결론도 따라온다

“동일한 사안”이어야 동일한 잣대를 요구할 수 있다. 국민의힘이 받은 압수수색은 수사기관이 법적 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한 강제처분이다. 혐의의 소명이 법원 단계에서 일정 수준 인정됐다는 뜻이다. 민주당에 제기된 의혹은 현재 당 차원에서 사실 여부를 파악 중인 단계다. 두 상황은 출발점이 다르다.

중앙일보 사설은 이 차이를 지운다. 국민의힘 측 주장, 즉 “민주당도 같은 상황이니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라”는 프레임을 사설이 그대로 받아 적은 셈이다. 야당의 프레이밍이 중앙일보의 사설 논리가 된 것이다. 이것을 ‘사실 확인’이라고 부르기는 어렵다.

비유하자면, 이웃집에 경찰이 들이닥쳐 조사를 받는 상황과 내가 지갑을 잃어버려서 집 안을 직접 뒤지는 상황을 두고 “둘 다 집 안에 뭔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니냐”고 묻는 격이다. 물음 자체는 형식적으로 성립하지만, 그 전제 안에는 상당한 왜곡이 깔려 있다.

국민의힘이 압수수색을 받았을 때, 중앙일보는 얼마나 격렬하게 사과를 요구했나. 그 사설과 이번 사설의 날 세움이 비슷한 강도인지 독자가 직접 비교해볼 일이다.

“숙고”가 이중잣대라면, 버티기는 무엇인가

사설이 민주당의 “숙고하겠다”는 태도를 이중잣대의 증거로 제시하는 방식도 되짚어야 한다.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 사과부터 하는 것이 책임 있는 태도인가.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결론을 먼저 내리고 그에 맞게 행동하라는 요구는, 절차를 따르는 것을 오히려 불성실하다고 뒤집는 논리다.

그렇다면 국민의힘이 압수수색 이후 취한 태도는 어떻게 평가해야 하나. 당시 당 지도부는 수사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에서 시작해 상당 기간 방어적 태도를 유지했다. 그 과정에서 중앙일보 사설이 “국민의힘은 지금 버티고 있다, 이것도 이중잣대”라고 썼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기억이 흐릿하다면 아카이브를 찾아보면 된다.

이 사설에서 정작 국민의힘을 향한 날은 없다. 압수수색을 받은 당에 대한 비판은 지나가는 한 문장 정도로 처리됐고, 사설의 무게 중심은 전부 민주당의 “숙고”로 쏠려 있다. 비대칭 서술이다.

이슈 희석의 문법

이 사설이 실제로 작동하는 방식을 이해하려면 결론부터 거꾸로 읽어야 한다. 중앙일보 사설이 도달하려는 지점은 어디인가. “민주당도 똑같다”는 인식이다.

신천지 당원 집단 가입 의혹은 처음에 국민의힘이 압수수색을 받으면서 야당 리스크로 부상했다. 이 구도가 유지되면 야당에게 불리하다. 여기서 “민주당도 연루됐다”는 프레임이 끼어들면, 이슈는 단독 리스크에서 여야 공동 책임으로 옮겨간다. 수사를 받은 당과 내부 조사 중인 당이 같은 선상에 놓이면, 야당이 받는 타격이 분산된다.

이것은 보수 언론이 특정 국면에서 반복적으로 구사하는 문법이다. 비교 대상을 만들고, 두 대상을 같은 레벨에 올려놓고, “다 똑같다”는 결론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이중잣대”라는 표현은 이 문법에서 아주 유용한 수사다. 비판의 화살을 공격 측에서 방어 측으로 반사시키는 방패 역할을 동시에 하기 때문이다.

물론 민주당이 비판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의혹이 제기됐으면 조사는 철저하게, 공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TF 구성이 실질적인 검증 절차인지, 아니면 시간을 버는 형식적 대응인지는 결과로 판단해야 한다. 그 판단이 나오기 전에 결론을 요구하는 것도 무리지만, 조사 과정이 불투명하게 흘러간다면 그때는 비판이 정당하다.

그러나 그 기준은 중앙일보가 국민의힘에게 적용했던 것과 동일해야 한다. 사설이 그 일관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이중잣대라는 비판은 오히려 사설 자신에게 돌아온다.

지금 이 사설이 비판하는 이중잣대는, 사설 안에서 이미 재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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