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사설 분석] 오세훈 2심 무죄, 또 한 건 보태진 민중기 특검 무리한 기소

2025년 7월, 서울고법 형사7부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1심 유죄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조선일보는 이튿날 사설을 냈다. 제목부터 결론이 박혀 있었다. “민중기 특검의 무리한 기소, 또 한 건 추가.”

사설의 논리 구조는 단순하다. 오세훈이 2심에서 무죄를 받았다. 이 수사를 민중기 특검이 이끌었다. 따라서 민중기 특검은 무리한 기소를 남발하는 기관이다. 이 삼단 논법이 사설 전체를 관통한다. 간결하고, 그래서 위험하다.


2심 재판부가 실제로 한 말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판결문의 핵심은 “유죄의 의심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나,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취지였다. 형사 소송의 기본 원칙이다. 증거가 의심을 완전히 없앨 수준에 이르지 못했을 때, 법원은 무죄를 선고한다. 이것은 “피고인은 결백하다”는 선언이 아니다. “검사가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이 차이를 조선일보 사설은 다루지 않는다. 정확히는, 지운다. “무죄”라는 결과만 남기고 그 무죄가 어떤 성격의 무죄인지는 가져가지 않는다. 그렇게 해야 “무리한 기소”라는 결론이 성립하기 때문이다.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났다는 사실도 마찬가지로 사설에서 비중이 실리지 않는다. 1심 재판부 역시 같은 증거를 보고 유죄를 인정했다. 2심이 뒤집은 것은 한국 사법에서 드문 일이 아니다. 항소심이 존재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1심 유죄가 수사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고, 2심 무죄가 증거 판단의 한계를 보여준다면, 이것은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다. “수사가 처음부터 틀렸다”는 증거가 아니다.


66명 기소를 무죄 한 건으로 해체하려면

조선일보 사설의 진짜 표적은 오세훈 사건이 아니다. 민중기 특검 전체다.

명태균 게이트 수사는 현재진행형이다. 특검은 66명을 기소했고, 그 중 상당수는 재판이 진행 중이거나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조선일보는 그 66건 중 한 건에서 2심 무죄가 나온 것을 근거로 특검 전체를 “무리한 기소의 집합체”로 규정한다. 논리의 사거리가 지나치게 넓다.

이 논리를 다른 맥락에 대입해 보면 구조가 드러난다. 검찰이 100명을 기소했을 때 한 명이 무죄를 받으면, 나머지 99건의 수사도 무리한 기소였다고 해야 하는가. 어떤 조직도, 어떤 수사기관도 기소한 모든 사건에서 100% 유죄 판결을 받지는 않는다. 무죄가 나왔다는 것은 사법 판단이 엇갈렸다는 뜻이지, 수사 동기 자체가 정치적이었다는 증거가 아니다.

수사의 정당성과 수사 결과의 적중률은 별개의 문제다.


“그래도 오세훈 사건은 무리한 기소 아니냐”는 반론이 있을 수 있다.

틀린 말은 아닐 수 있다. 특검이 증거 판단에서 무리한 부분이 있었다면, 그것은 비판받아야 한다. 하지만 그 비판은 해당 사건의 증거와 공소사실을 면밀히 검토한 뒤에 나와야 한다. 조선일보 사설이 그 작업을 했는가. 2심 무죄 결과를 받아 든 뒤, 처음부터 그렇게 될 것이었다고 단언하는 것과, 증거 구조를 분석해서 수사의 무리함을 짚어내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일이다.

언론이 사법부의 판결을 비판적으로 검토하거나 수사기관의 기소 방향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정당하다. 문제는 그 비판이 선택적으로 작동할 때다. 민중기 특검이 기소한 사건에서 유죄가 나오는 날, 조선일보는 그 결과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아마 그날 사설은 쓰지 않을 것이다. 혹은 쓰더라도 “특검 수사의 성과”라는 맥락은 담기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선택적 사법 존중이다. 결과가 자신의 정치적 결론을 뒷받침할 때만 법원의 판단을 소환한다.


명태균 게이트의 본질은 아직 재판 중이다. 핵심 사안들은 판결이 나지 않았다. 그 수사를 이끈 특검 전체의 성격을 지금 규정하는 것은 성급하고, 더 나아가 의도적이다.

오세훈 2심 무죄를 수사 전체의 무효 증거로 쓰는 것은 논리가 아니라 전략이다. 조선일보가 이 사설로 실제로 원하는 것은 오세훈에 대한 사법적 평가가 아니다. 명태균 게이트 수사의 정당성을 선제적으로 흔들어, 앞으로 나올 유죄 판결들이 쌓이기 전에 수사 전체를 “정치 보복”의 프레임 안에 가두는 것이다.

프레임은 먼저 심어야 효과가 있다. 조선일보는 그것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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