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7일, 2001년생 청년이 민주당 최고위원 출마를 선언했다. 정민철. 당 정책위 부의장, 만 24세.
선거제도상 피선거권 연령(25세)이 아직 안 됐다는 지적이 바로 나왔다. 그러자 그는 전당대회 투표일 기준으로 만 25세가 되어 있다고 정정했다. 생년월일을 확인하지 않고 반박부터 나간 쪽은 비판자들이었다. 자격 논란은 사실 논란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출마 선언은 민주당 내부에서 복잡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유시민이 그를 ‘촉법 평론가’라 불렀고, 이재명 진영 일부에서도 달갑지 않다는 기류가 흘렀다. 당의 공식 지지를 받는 출마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 자신도 그걸 알고 있다. “족보 논쟁 말고 새 질서를 세우자”는 출사표는 당내 기득권에 대한 선전포고처럼 들린다.
정민철의 출마 선언에서 가장 자주 인용된 대목은 이것이다. 민주당의 2030 지지율 이탈, 특히 20대 남성의 오세훈 지지 70%라는 숫자를 언급하며 그 원인으로 SNS 콘텐츠 전략의 열세를 꼽은 부분이다. 국민의힘은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을 타고 청년층에 침투하는 반면, 민주당은 그 싸움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진단에는 실제로 유효한 부분이 있다. 2022년 대선 이후 정치 콘텐츠의 지형이 바뀌었다는 건 부정하기 어렵다. 짧은 영상, 밈, 공감 서사로 구성된 우파 청년 콘텐츠가 조회수를 쓸어 담는 동안 민주당의 디지털 전략은 답답할 만큼 구태를 유지했다. 정민철이 그 지점을 짚은 건 틀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 분석은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20대 남성이 오세훈에게 쏠린 이유를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으로 설명하는 순간, 정치는 마케팅 문제가 된다. 콘텐츠를 더 잘 만들면 지지율이 돌아온다는 논리다. 그런데 그게 전부라면, 민주당은 이미 오래전에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했다. 유능한 영상 편집자를 고용하면 됐을 테니까.
청년들이 민주당을 멀리한 건 화면 속 얼굴의 문제가 아니다. 비정규직 문제에서 입장이 흐릿했고, 청년 주거 정책은 구호에 그쳤으며, 젠더 의제를 두고 당이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청년들은 꽤 오래 지켜봤다.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20대가 경험한 건 ‘진보 정당이 집권하면 내 삶이 나아진다’는 확신이 아니라, 그 반대에 가까운 무언가였다. 그 불신이 콘텐츠 전략 몇 편으로 회복되지는 않는다.
메신저를 바꾸기 전에 메시지를 바꿔야 한다. 이 순서가 중요하다.
물론 반론이 있다. 정민철은 24세이고, 출마 선언 하나로 민주당의 청년 정책 전체를 책임질 수는 없다. 그에게 당의 정책 기조를 바꾸는 역할을 요구하는 건 지나친 기대일 수 있다. 그가 할 수 있는 건 아마도, 그 목소리가 당 안에 자리를 잡는 것 자체일지도 모른다.
그 반론은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렇다면 더 물어야 한다.
그가 당 안에서 자리를 잡았을 때, 그 자리에서 무슨 말을 할 것인가. “청년이 있어야 청년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명제는 맞다. 그런데 그 청년이 결국 “우리 SNS를 더 잘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만 한다면, 그건 세대 교체가 아니라 세대 장식이다. 젊은 얼굴이 구식 프레임을 더 매력적으로 포장하는 역할이 된다.
정민철의 출마가 의미를 가지려면, 그가 당의 청년 정책 공백을 정면으로 건드려야 한다. 디지털 전략 개편이 아니라, 청년 임금 격차, 고용 불안, 주거 접근성처럼 청년들이 실제로 분노하는 의제들을. 그리고 그 의제들에서 민주당이 실망스러웠다는 사실을 당내에서 소리 높여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족보 논쟁을 그만하자”는 구호는 멋있다. 그런데 족보 논쟁을 끝내고 나서 무엇을 채울 것인지가 지금 이 출마의 진짜 내용이어야 한다. 그 내용이 있다면, 24세라는 숫자는 장벽이 아니라 무기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