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은 코스프레가 전공?

조국

조국은 피해자인가, 권력자인가

“피해자 코스프레는 진보의 언어가 아니다. 그걸 가장 모르는 사람이 진보를 자처한다.”

2025년 평택을 재선거, 결과부터 말하면 국민의힘이 이겼습니다. 조국혁신당은 단일화 없이 끝까지 후보를 냈고, 범야권은 분열된 채로 졌습니다. 단일화가 성사된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결과는 갈렸습니다. 변수가 하나가 아니니 단순 인과로 단정할 수는 없지만, 경향은 분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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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은 누구인가?

조국은 대한민국의 법학교수 출신 정치인이며 대표적인 강남좌파의 인물입니다.

울산대학교,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 민정수석비서관, 법무부장관을 역임하며 대표적인 친문인사로 꼽힙니다. 이후 정계에 입문해 조국혁신당을 창당하여 제1-3대 당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역임했으며, 비례대표 제22대 국회의원에 당선되었지만 실형 선고로 의원직을 상실하였다. 이후 2026년 재보궐선거에서 경기 평택을 지역구에 출마하였으나 낙선하였습니다.

평택을 보궐선거에서의 패배

선거가 끝난 직후 조국 전 대표는 사실상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리는 연대하려 했는데 상대가 거부했다.” 그런데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조국혁신당이 보인 행동은 달랐습니다. 단일화 협상에 전향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경쟁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가 이어졌습니다. 상대 후보의 도덕성과 자격을 문제 삼는 메시지가 조국혁신당 측 채널에서 지속적으로 나왔습니다.

게임 내내 협력을 거부하다가, 결과가 나쁘면 “왜 나한테 패스 안 해줬냐”고 하는 플레이어입니다. 이 서사의 구조는 간단합니다. 책임은 외부에 있고, 자신은 원했지만 거부당한 존재로 위치 지워집니다. 그런데 실제 행동의 기록은 그 반대를 가리킵니다.

더 본질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조국혁신당 내부에서 성비위 피해자가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냈습니다. 진보 정당에서,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맞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단순히 한 사람의 고백이 아닙니다. 그 조직이 실제로 진보의 가치를 내면화하고 있는지를 묻는 시험입니다.

조국 전 대표는 그 시험을 어떻게 통과했을까요. 본인의 선고일에 노래방에 갔습니다. 그 자체를 문제 삼는 건 아닙니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든 그건 개인의 선택입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피해자를 향해 공개적으로 “서운하다”고 했습니다. 가해를 인정하거나 구조를 성찰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에게 서운함을 표현했습니다.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즉각 나왔고, 사과는 없었습니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피해자에게 “서운하다”고 말할 때, 그건 감정 표현이 아닙니다. 말의 형식은 감정이지만 구조적으로는 피해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행위입니다. 진보가 가장 경계해야 할 권력의 언어입니다.

조국 전 대표를 둘러싼 서사의 패턴이 있습니다. 그는 자주 피해자의 위치에 섭니다. 검찰에 의해 무너진 사람, 윤석열에게 쫓긴 사람, 연대를 거부당한 사람. 이 서사들은 강력한 정치적 동원 수단이 됐습니다. 그리고 그게 실제로 효과가 있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는 동시에 당을 이끌었던 사람입니다. 단일화 협상을 주도하거나 막을 수 있는 위치에 있었고, 내부 성비위 사안에 조직 책임자로서 응답해야 하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피해를 당한 경험이 있다고 해서 남에게 피해를 줄 수 없는 사람이 되는 건 아닙니다. 과거의 피해 경험이 권력자로서의 행동을 면죄하지는 않습니다.

보수 언론은 이 사안을 신나게 다루고 있을 겁니다. “역시 위선적인 진보”라는 프레임으로. 그 프레임에 올라타고 싶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프레임을 피하기 위해 비판을 멈추는 건 더 나쁜 선택입니다.

조국 전 대표에 대한 지지와, 그의 구체적 행동에 대한 비판은 분리될 수 있습니다. 아니, 분리돼야 합니다. 사람을 지지하는 것과 행동에 책임을 묻는 것은 모순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걸 할 수 있는 진영이 장기적으로 신뢰를 얻습니다.

피해자 코스프레는 진보의 전통이 아닙니다. 그걸 가장 능숙하게 하는 사람이 진보의 언어를 쓴다면, 그건 진보가 아니라 진보의 탈을 쓴 권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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