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형사체계 코앞인데 법무장관·중수청·공소청·경찰청장 공석

7월 2일이 열흘도 남지 않았다.

그날부터 대한민국에서 ‘검찰’이라는 기관은 수사권을 잃는다. 중앙수사청이 수사를 맡고, 공소청이 기소를 담당하는 새 형사사법 체계가 가동된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래 70년 넘게 유지해온 구조를 뜯어고치는 일이다. 역사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과장이 아닌 전환이다.

그런데 지금 이 순간, 중수청장 후보는 재검증 중이다. 공소청장 추천위원회는 아직 구성조차 되지 않았다. 중수청에 필요한 인력의 61%만 채워진 상태고, 경찰청장 자리는 21개월째 비어 있다. 법무부 장관도 공석이다. 제도의 출범을 열흘 앞두고, 그 제도를 운영할 사람이 한 명도 자리에 없다는 뜻이다.

이 상황을 보수 언론은 “민주당 정권의 무능”이라는 한 줄 결론으로 귀결시킨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논조는 대체로 비슷하다. 검찰 개혁 자체의 필요성과 타당성에 대한 논의는 건너뛰고, 준비 부실이라는 팩트 하나를 꺼내 개혁 전체를 부정하는 방향으로 프레임을 짠다. 이 프레이밍은 교묘하다. 틀린 말이 섞여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준비가 부실하다. 이건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맥락 하나를 짚어야 한다. 검찰 개혁 논의는 어제오늘 시작된 게 아니다. 2004년 노무현 정부 시절부터 수사·기소 분리 논의가 나왔고, 이후 20년 가까이 번번이 좌초됐다. 막아온 세력은 보수 진영과 검찰 자신이었다. 법이 통과된 것도 결국 야당이 다수를 점한 22대 국회에서였다. 오랜 저항 끝에 겨우 통과된 법이라는 역사적 맥락이, “왜 이제 와서 준비가 이 모양이냐”는 비판 앞에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맥락은 보수 언론의 분석에서 철저히 지워진다.

개혁에 오래 저항한 세력이 뒤늦게 개혁의 실행력을 문제 삼는 것은 어색하다. 그 비판을 무시하자는 뜻이 아니라, 그 비판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함께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 정부의 인사 처리 방식은 문제다.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공소청 출범을 담은 법은 1년 전에 이미 통과됐다. 준비 기간이 없었던 게 아니다. 있었는데, 충분히 쓰지 않은 것이다. 중수청장 후보가 재검증 중이라는 것은, 1차 검증에서 문제가 발견됐다는 뜻이다. 공소청장 추천위조차 구성 못 했다는 것은, 일정 관리 자체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경찰청장 공석 21개월은 설명이 어렵다. 개혁 방향이 옳다는 것이, 실행의 허술함을 덮어주지는 않는다.

국민의 입장에서 이 전환은 추상적인 권력구조 재편이 아니다. 범죄 수사가 실제로 굴러가는가, 그 공백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은 없는가의 문제다. 중수청 인력이 61%만 채워진 상태에서 출범하면, 나머지 39%의 공백은 어디서 어떻게 채워지는가. 출범 이후 생기는 사건을 누가 수사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지금 이 순간 이 정부에는 없다.

개혁의 방향이 옳다고 믿는 사람일수록, 이 실행의 부실함을 더 강하게 지적해야 한다. 그것이 개혁을 지키는 방식이다. 준비 부족으로 출범 초기부터 혼선이 생기면, 반대 진영이 “그러니까 검찰 개혁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는 프레임으로 공격할 빌미를 준다. 개혁의 명분을 가장 위협하는 것은 외부의 반대가 아니라 내부의 부실이다.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선언이 아니라 인사다. 법무장관을 앉히고, 중수청장을 확정하고, 공소청장 추천위를 구성하고, 경찰청장을 임명해야 한다. 7월 2일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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