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 한 줄] 김민석 대표는 행정가가 아니라 정치인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SNS가 또 화제가 된 건 지난주였다. 야당은 “대통령이 왜 직접 댓글 전쟁에 나서냐”고 했고, 일부 여권 내부에서도 “좀 자중해야 하지 않나”는 말이 흘러나왔다. 논란의 초점은 대통령의 언행이었지만, 나는 그 논란에서 정작 빠진 이름을 생각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다. 취임 후 바쁘게 움직인다는 건 사실이다. 일정 소화 능력으로만 보면 나무랄 데 없다. 당 행사에 얼굴을 내밀고, 기자들 앞에 서고, 메시지를 낸다. 당이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는 평도 있다. 그런데 그게 여당 대표의 역할이냐고 물으면, 나는 선뜻 그렇다고 답하기 어렵다.

여당 대표의 일은 일정을 채우는 게 아니다.

대통령이 행정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정치판을 먼저 정리하는 것, 그게 여당 대표가 해야 할 핵심 직무다. 야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고, 여론의 흐름을 읽고, 때로는 여론을 앞에서 이끌고, 당내 잡음을 눌러 한 방향으로 모는 것. 이 작업들이 제대로 돌아갈 때, 대통령은 국정에 집중할 수 있다. 그 정치적 완충지대가 작동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가. 대통령이 직접 정치를 떠안게 된다.

지금 이재명 대통령의 SNS 논란이 반복되는 구조를 나는 이렇게 읽는다. 대통령이 정치적 여론 관리를 직접 수행하고 있다는 신호다. 지지층을 다독이고, 프레임을 선점하고, 야당 공세에 즉각 응수하는 일들을 대통령 본인이 직접 나서서 한다. 그 자체가 이상한 일은 아니다.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의 스타일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 공간을 여당 대표가 채웠어야 한다는 데 있다.

물론 반론은 있다. “지금 야당이 워낙 강경하니 어떤 대표가 와도 협상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틀린 말은 아니다. 국민의힘의 현재 전략은 타협이 아니라 소모전에 가깝고, 그 구조에서 여당 대표가 할 수 있는 일의 폭은 좁다. 하지만 협상이 어렵다는 것과, 정치력을 발휘할 공간이 없다는 것은 다른 말이다. 협상이 막힌 국면일수록 여론을 재구성하고 이슈의 주도권을 가져오는 것이 여당 대표의 역할이다. 야당이 강경하면 강경할수록, 그 강경함이 얼마나 무책임한가를 설득력 있게 대중에게 보여주는 정치가 필요하다. 그게 지금 얼마나 이루어지고 있나.

국정 지지율이 어느 지점에 묶여 있을 때, 그 원인을 대통령 개인의 리더십에서만 찾는 시선이 있다. 그런데 정권의 체감 동력은 대통령 한 사람의 역량으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대통령이 아무리 유능해도 여당 대표가 정치적 공간을 확보해주지 못하면, 대통령의 에너지는 행정이 아닌 정치 방어에 쓰인다. 그 손실은 숫자로 집계되지 않지만, 정권의 실질적인 집행 동력에는 고스란히 반영된다.

김민석 대표에게 요구하는 것이 거창한 무언가가 아니다. 여당 대표가 정치적 전선을 먼저 처리해줘야, 대통령이 대통령다울 수 있다. 그 단순한 역할 분담이 지금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를 묻는 것이다. 일정표 위에서의 성실함이 그 질문에 대한 답이 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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