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사설 분석] 괴담 수준 스타벅스 공격까지, 도 넘지 말아야
*조선일보가 음모론을 비판하는 척, 진짜 무엇을 덮으려 했는가.*
팩트부터 깔고 가자
2025년 5월 18일, 스타벅스 코리아는 탱크 모양 텀블러 이벤트를 진행했다. 날짜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45주기였다. 기업 측은 즉각 사과했고, “의도가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후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졌다. 정치권도 움직였다. 일부 야당 의원과 시민들은 강하게 비판했고, 일부에서는 ‘고의적 도발’이라는 음모론적 해석도 나왔다. 스타벅스가 친일계 기업이니 어쩌니 하는, 사실관계가 불분명한 주장들도 퍼졌다.
여기까지가 팩트다. 논란이 있었고, 과도한 주장도 있었다. 이건 인정하자.
그런데 조선일보는 이 상황을 어떻게 보도했는가.
사설 분석: 조선일보가 설정한 프레임
조선일보 사설의 제목은 “괴담 수준 스타벅스 공격까지, 도 넘지 말아야”다.
제목 자체가 이미 프레임이다. ‘공격’, ‘괴담’, ‘도 넘지 말아야’ — 이 세 단어의 조합이 말해주는 건 하나다. 이 사설의 주어는 스타벅스가 아니라, 스타벅스를 비판한 사람들이다.
사설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했는가.
첫째, 일부 과도한 음모론을 열거했다. ‘스타벅스가 친일 기업’, ‘고의로 5·18을 모욕했다’ 같은 주장들을 나란히 펼쳐놓고 “황당하다”고 일축했다. 이건 사실이다. 해당 주장들은 근거가 불충분하다.
둘째, 그러나 사설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논리의 흐름은 자연스럽게 야당 의원들의 반응, 시민들의 비판으로 연결된다. 음모론과 정당한 비판을 같은 바구니에 담은 것이다. 이건 전형적인 희석 프레임이다. 황당한 음모론과 정당한 문제 제기를 뭉뚱그려, 비판 자체를 ‘과잉 반응’으로 만든다.
셋째, 가장 결정적인 부분이다. 사설은 마지막에 이렇게 마무리한다. “대통령, 장관, 여당이 일제히 공격할 일이 아니었다.”
이걸 번역하면 이렇다: 비판의 내용이 아니라, 비판의 존재 자체가 문제라는 것이다.
근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조선일보 사설이 단 한 줄로 처리하고 지나간 질문이 있다.
4단계 결재를 통과하는 동안, 단 한 명도 5·18 날짜를 몰랐는가.
기업 내부에서 마케팅 아이디어가 탄생하고, 기획안이 작성되고, 팀장 결재, 본부장 결재, 법무 검토, 최종 승인까지 — 통상적인 대기업 이벤트 기획 프로세스다. 이 과정에서 ‘5월 18일’이라는 날짜를 아무도 인식하지 못했다는 게 가능한가.
이건 고의 여부를 따지는 게 아니다. 이건 시스템 감수성의 문제다. 한국 사회에서 5·18은 국가기념일이다. 법정 기념일이다. 그 날짜에 탱크 이미지를 사용한 이벤트가 내부 검토 과정을 무사통과했다는 것 — 이게 우리가 집중해야 할 구조적 질문이다.
조선일보는 이 질문을 한 줄로 언급하고 넘어갔다. 그리고 곧바로 “비판하는 사람들이 도를 넘었다”는 결론으로 달려갔다.
왜 그랬을까.
BluntEdge 관점: 이 사설의 진짜 목적
숫자가 말해주고 있다. 사설에서 음모론 비판에 할당된 분량과, 야당·시민 비판에 할당된 분량을 비교해보라. 구체적으로 비판받는 대상은 스타벅스의 시스템이 아니다. 5·18에 민감하게 반응한 사람들이다.
조선일보 사설이 이 사건을 다루는 방식은 다음 공식으로 요약된다:
**황당한 음모론 일부 존재** → **비판 전체를 음모론으로 희석** → **비판 자체를 과잉·정치화로 프레임** → **결론: 5·18 감수성을 ‘이용하는 세력’이 문제**
이 공식의 최종 수혜자는 누구인가. 스타벅스가 아니다. 스타벅스는 이미 사과했다. 수혜자는 5·18을 무겁게 다루는 사회적 분위기 자체를 ‘과잉’으로 만들고 싶은 어떤 흐름이다.
음모론 비판은 포장지였다. 알맹이는 5·18 비판 여론 자체를 차단하는 것이었다.
이건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조선일보는 5·18을 둘러싼 논쟁이 불거질 때마다 비슷한 구도를 반복한다. 부정론자들의 주장을 직접 옹호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것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과격하다’, ‘정치적이다’, ‘도를 넘는다’고 프레임하는 방식으로, 결과적으로 5·18 담론의 온도를 낮춘다.
이것이 조선일보식 5·18 관리법이다.
덧붙여서
과도한 음모론은 실제로 문제다. 이 점은 명확히 해야 한다. 스타벅스가 ‘친일 기업’이라거나 ‘고의로 광주를 모욕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5·18의 본질적 논의를 흐린다. 정당한 문제 제기는 사실에 기반해야 한다.
그러나 그 점을 인정한다고 해서, 조선일보 사설의 프레임을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 건 아니다. 음모론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5·18 당일 탱크 이벤트를 기획·결재·실행한 기업의 시스템 문제를 지워주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 시스템 문제를 지적하는 것 자체를 ‘도를 넘는 공격’으로 포장하는 건, 비판이 아니라 방어다. 누구를 위한 방어인지는 각자 판단하면 된다.
한 줄 결론
기업 실수냐 고의냐보다, 5·18이라는 날짜를 누가 계속 가볍게 만들려 하는지를 봐야 한다 — 그리고 그 작업을 ‘음모론 비판’이라는 포장지로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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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untEdge — 무딘 척하지만, 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