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여야 모두 깐 이유

조선일보가 여야 모두 깐 이유

팩트부터 깔고 가자

조선일보가 여야를 동시에 비판했다. 보수 성향 언론이 국민의힘만 깐 게 아니라, 민주당까지 함께 도마에 올렸다는 건 꽤 이례적인 일이다.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나온 사설의 핵심은 명확했다. “무당층 20%가 결정할 선거인데, 양당 모두 이들의 외면을 자초하고 있다”는 것이다.

숫자가 말해주고 있다. 무당층은 민주당의 ‘공소 취소 특검법’에도 반감이 높고, 국민의힘의 ‘윤 어게인’ 후보 공천에도 고개를 젓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를 두고 “무당층은 상식적 주장을 하는 쪽을 찍을 것”이라고 정리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지금 양당은 무당층의 상식을 읽기는커녕, 진영 결집에만 올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특검 강행이 답이라고?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공소 취소 특검법’을 보자. 이재명 대표의 공소를 취소할 수 있는 특검을 구성하겠다는 법안이다. 당내에서는 “사법 리스크 해소”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무당층 눈에는 어떻게 보일까?

“내 재판 내가 정하는 특검법”으로 읽힌다는 게 문제다.

물론 민주당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검찰 수사가 정치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고, 사법 절차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분명 존재한다. 그런데 그걸 해결하는 방법이 “특검으로 공소 취소”라는 건, 상식적인 유권자들에게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여기서 핵심은 딱 하나다. 민주당이 지금 하고 있는 건 “이재명 구하기”로 읽힌다는 것이다. 설령 그게 아니라 해도, 프레이밍이 그렇게 고착됐다면 전략을 바꿔야 한다. 근데 민주당은 오히려 더 밀어붙이는 중이다.

무당층은 이걸 본다. “저 사람들, 자기 당 대표 지키기에만 정신없네.”

국민의힘: 계엄 옹호? 정신 차려라

그렇다고 국민의힘이 나은가? 전혀 아니다.

국민의힘은 6·3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윤 어게인’ 후보들을 대거 공천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옹호하거나, 최소한 적극 비판하지 않았던 인사들이다. 심지어 일부는 계엄을 “국가 수호 행위”로 포장하기도 했다.

이걸 번역하면 이렇다: “우리는 윤석열 편입니다. 계엄도 괜찮았습니다.”

무당층이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까? 계엄 선포는 헌법적 정당성 논란이 있었고, 실제로 여론의 강한 반발을 샀던 사건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그런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우리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건 결집이 아니라 고립이다.

보수 지지층은 이런 공천에 박수칠 수 있다. “그래, 우리 편 확실히 하자”는 논리다. 근데 무당층은? 이미 등을 돌리고 있다. “저 사람들, 반성은 안 하고 진영 논리만 되뇌는구나.”

근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여기서 진짜 문제는, 양당 모두 무당층을 설득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우리가 다수당이니까, 밀어붙이면 된다”는 식이다. 특검법도, 각종 쟁점 법안도 국회 의석수를 믿고 강행한다. 무당층의 눈치? 안 본다. 이재명 지지층만 결집시키면 이긴다는 계산이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지지층만 단단히 묶으면 된다”는 식이다. 계엄 옹호 인사 공천도, 친윤 인사 대거 배치도 같은 맥락이다. 무당층의 반감? 무시한다. 핵심 지지층만 불러 모으면 이긴다는 계산이다.

근데 숫자가 말해주고 있다. 무당층이 20%다. 양당 지지율이 팽팽한 상황에서, 이 20%가 어디로 가느냐가 승부를 결정한다. 그런데 양당은 이 20%를 향해 “너희는 중요하지 않다”는 신호를 계속 보내고 있다.

조선일보가 양당을 동시에 깐 이유가 여기 있다. “너희 둘 다 정신 못 차리고 있다”는 것이다.

무당층은 덜 미친 쪽을 고르는 중이다

조선일보는 “무당층은 상식적 주장을 하는 쪽을 찍을 것”이라고 했다. 맞는 말이다. 근데 현실은 이렇다.

무당층은 상식을 찾는 게 아니라, 덜 미친 쪽을 고르는 중이다.

“특검 강행” vs “계엄 옹호”. 이게 지금 무당층 앞에 놓인 선택지다. 상식? 그런 거 없다. 그냥 “이쪽이 좀 덜 답답하네”를 고르는 것뿐이다.

이건 선택이 아니라 소거법이다. 적극적 지지가 아니라, 소극적 선택이다. 2025년 한국 정치의 현주소가 이렇다.

양당은 왜 이러는가?

그럼 왜 양당은 무당층을 외면하는 걸까? 답은 간단하다. 진영 결집이 더 쉽기 때문이다.

무당층을 설득하려면 논리를 세워야 하고, 정책을 다듬어야 하고, 과거 실책을 인정해야 한다. 어렵다. 시간도 오래 걸린다. 효과도 불확실하다.

반면 진영 결집은 쉽다. “저쪽이 나쁘다”만 외치면 된다. 민주당은 “윤석열 정권 심판”을 외치고, 국민의힘은 “이재명 저지”를 외친다. 지지층은 환호하고, 당내 결속은 단단해진다.

근데 이게 먹히는 선거와 안 먹히는 선거가 있다. 진영 대결 프레임이 강하게 작동할 때는 이 전략이 유효하다. 하지만 지금처럼 무당층이 20%나 되고, 그들이 “양쪽 다 싫다”고 말하는 상황에서는? 이 전략은 자충수가 된다.

조선일보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조선일보는 보수 언론이다. 국민의힘에 우호적일 수도 있었다. 근데 이번엔 양당을 동시에 비판했다. 왜?

“너희 둘 다 이렇게 하다간 둘 다 망한다”는 경고였다.

민주당은 특검 강행으로 무당층을 잃을 거고, 국민의힘은 계엄 옹호로 무당층을 잃을 거라는 진단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누가 이기든, 정치 불신만 높아진다는 것이다.

조선일보의 사설은 “상식을 택하라”는 주문이었지만, 실제로는 “너희 지금 자살하는 중이다”는 경고에 가까웠다.

6·3 지방선거의 본질

6·3 지방선거는 진영의 대결이 아니다. 상식의 대결이다.

무당층 20%는 이념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윤석열이 좋다/싫다”나 “이재명이 좋다/싫다”로만 움직이지도 않는다. 이들은 “누가 더 상식적으로 행동하나”를 본다.

근데 양당은 아직도 못 알아듣는 중이다. 민주당은 “우리가 다수당”이라는 오만에 빠져 있고, 국민의힘은 “우리 편 결집”이라는 착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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