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사설 분석] 격화되는 여당 당권경쟁, 국민에 책임 있는 모습 보여야
“싸워도 된다. 근데 뭘 위해 싸우는지는 국민이 보고 있다.”
시작: 집권 1년, 여당이 흔들린다
집권 1년 만에 여당이 흔들리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차범위 안에서 민주당을 추월했다는 조사가 나왔다. 불과 몇 달 전, 12·3 내란 사태로 바닥을 쳤던 보수 지지율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뜻이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여당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런데 BluntEdge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들어가려 한다. 왜 지지율이 떨어지는지, 그 원인 진단이 정확해야 처방도 제대로 나오기 때문이다.
팩트 정리: 숫자가 말해주고 있다
팩트부터 깔고 가자.
이번 달 NBS 조사 기준, 이재명 대통령 지지율은 57%로 전월 대비 9%포인트 급락했다. 단순한 소폭 조정이 아니다. 한 달 만에 두 자릿수에 가까운 낙폭은 무언가 구조적인 이유가 있다는 신호다.
여기에 당권 경쟁까지 가열되고 있다. 지방선거 패배 책임론이 당 내부에서 불거졌고,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지도부를 견제하는 발언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청래 대표는 “정권은 짧다”는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현직 여당 대표가 집권 1년차에 그런 발언을 한다는 건, 외부에서 보면 상당히 이례적인 장면이다.
한겨레 사설은 이 상황을 두고 “여당 지도부 교체 과정에서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당한 말이다. 그러나 BluntEdge는 이 사설이 설정한 프레임에 하나의 질문을 더 얹고 싶다.
사설 분석: 진단이 아쉽다
한겨레 사설의 논지는 이렇게 요약된다.
“당내 갈등이 지지율 하락을 불렀고, 따라서 여당은 내부 단속을 잘해야 한다.”
이 진단 자체가 틀린 건 아니다. 집권당의 내홍은 분명히 지지층의 피로감을 높인다. 정청래 대표의 발언이 불필요한 잡음을 만들었다는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런데 여기서 핵심은 딱 하나다. 당내 갈등이 원인인가, 아니면 결과인가.
지지율이 떨어지니까 당 내부에서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것이고,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당 내부 싸움 때문이 아니다. 순서를 바꾸면 처방이 달라진다. 사설이 “당 갈등 → 지지율 하락”으로 읽힌다면, 실제로는 “민생 불안 → 지지율 하락 → 당 갈등”이 더 정확한 흐름이다.
BluntEdge 관점: 근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근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지금 서민들의 생활 지표를 보자. 금리는 여전히 높고, 환율은 불안정하다. 장바구니 물가는 체감상 잡힐 기미가 없다. 부동산 시장은 서울 집값 상승과 지방 침체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자영업자 폐업률은 코로나 이후 최고 수준이라는 통계도 나오고 있다.
이걸 번역하면 이렇다: 지지율이 빠지는 건 민주당 내부 파벌 싸움이 보기 싫어서가 아니라, 먹고사는 게 나아지지 않아서다.
집권당 내부 경쟁은 민주주의 정당 정치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오히려 계파 없이 전원 일치로 운영되는 당이 더 이상하다. 문제는 그 경쟁이 ‘국민을 위한 더 나은 방향을 위한 경쟁’이냐, ‘자리를 위한 경쟁’이냐다.
국민이 보고 싶은 건 파벌 싸움이 아니라 밥상 물가 잡는 싸움이다. 어떤 계파가 당권을 잡든, 그 다음날 아침 서민들의 장바구니가 가벼워지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
정청래 대표의 “정권은 짧다”는 발언도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 발언이 의도한 맥락이 무엇이든, 집권 1년차 여당 대표의 입에서 나왔을 때 국민이 받는 인상은 하나다. ‘저 사람들은 이미 정권 이후를 생각하고 있구나.’ 민심은 그런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보수 야당의 반사이익, 경계해야 한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12·3 내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건, 정책 경쟁의 결과가 아니라 반사이익이다. 국민의힘이 무엇을 잘해서 지지율이 오른 게 아니다. 민주당이 기대에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니, 마땅히 갈 곳 없는 유권자들이 소극적 지지로 돌아선 것이다.
이건 여당에도 경고지만, 야당에도 경고다. 반사이익은 언제든 사라진다. 유권자들이 다시 현실을 인식하는 순간, 내란 정당의 지지율은 원래 자리로 돌아간다.
그러나 여당이 지금처럼 내부 갈등을 이유로 민생 의제를 놓친다면, 그 반사이익이 실질적인 지지층 전환으로 굳어질 수 있다. 그게 BluntEdge가 진짜 경고하고 싶은 지점이다.
한겨레 사설, 그 프레임의 한계
한겨레는 진보 언론이고, 팩트 보도에 있어서는 비교적 신뢰할 수 있다. 이번 사설도 여당에 쓴소리를 날린다는 점에서 역할을 했다.
다만 사설이 당내 갈등 관리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약했다. “내부 단속 잘하고 단합해라”는 메시지는 결국 “지금 방향은 맞는데 싸움만 줄여라”로 읽힐 수 있다. 그런데 과연 지금 방향이 맞는가, 에 대한 질문은 진보 언론도 더 날카롭게 던져야 한다.
지지하는 쪽에 더 냉정한 기준을 적용하는 것, 그게 언론의 역할이다. 한겨레가 이 지점에서 조금 더 나아갔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한 줄 결론
당 내부를 정리하는 것보다, 민생 의제를 선점하는 쪽이 이긴다. 싸움의 방향을 바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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