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부의 안전관리, 선거기간이라고 무시하라고?

행정부의 안전관리, 선거기간이라고 무시하라고?

팩트부터 깔고 가자

GTX-A 삼성역 구간 ‘철근 누락’ 논란의 핵심은 이렇다.

  • **2024년 10월부터** 서울시는 국토부에 총 6차례에 걸쳐 51건의 보고서를 제출했다
  • 시공사는 **이미 보강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 서울시는 이 과정을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 **선거 한 달 전**, 대통령이 직접 지시하고 경찰 특수부가 투입됐다
  • 여기서 핵심은 딱 하나다. 이게 과연 ‘선거 개입’인가, 아니면 ‘행정 책무’인가.

    조선일보는 최근 사설에서 이 사안을 “선거 시기라는 이유로 가볍게 치부해야 한다”는 취지의 논조를 펼쳤다. 수많은 시민의 생명이 직결된 대형 국책 사업의 안전 문제를, 단지 선거 기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치적 계산의 영역으로 끌어들인 것이다.

    선거 중립 vs 행정 책무: 이분법의 함정

    대통령의 공직선거법상 중립 의무는 당연히 지켜져야 한다. 이건 논쟁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여기서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대통령은 민주당 1호 당원이자 여당의 실질적 수장이다. 이건 제도적 현실이고, 부인할 수 없는 정치적 정체성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현 정부의 국정 동력을 확보하고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선거다.

    따라서 대통령이 당원으로서 정권 성공을 염원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동시에 국정 책임자로서 공공 안전을 챙기는 지시를 내리는 것 역시 당연한 책무다.

    이 둘을 무조건 ‘선거 개입’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지나친 비약이다.

    일상적 비유를 하나 들어보자. 식당 주방에서 불이 났다. 사장은 소화기를 들고 달려간다. 그런데 누군가 “당신은 지금 선거 출마 중이니까, 불 끄는 게 유권자에게 잘 보이려는 쇼 아니냐”고 따진다면? 이게 말이 되는가.

    숫자가 말해주고 있다

    서울시가 작년 10월부터 6번에 걸쳐 51건의 보고서를 제출했다는 건, 이 문제가 이미 행정 시스템 안에서 처리되고 있었다는 뜻이다. 시공사도 보강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이 사안이 선거 한 달 전, 갑자기 청와대 사안이 된 이유는 뭘까?

    여기엔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1. 행정부가 제대로 보고를 안 올렸고, 뒤늦게 파악한 대통령이 직접 나선 것

    2. 이미 처리 중인 사안을 정치적으로 확대한 것

    근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야당 후보는 이 사안을 두고 토론을 거부했다는 점이다.

    만약 이게 진짜 중대한 안전 문제라면, 토론에서 당당히 서울시의 책임을 추궁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맞다. 그런데 토론을 거부했다는 건, 이 사안이 정치적 공격용으로는 유효하지만, 실질적 쟁점으로는 약하다는 걸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조선일보의 프레이밍: 안전을 정치로 환원하기

    조선일보 사설의 논리를 번역하면 이렇다:

    “선거 기간에는 안전 문제도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으니, 조용히 넘어가는 게 좋다.”

    이건 본질을 흐리는 처사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국가의 당연한 책무를 정치적 계산으로 왜곡하는 순간, 우리는 두 가지를 모두 잃는다. 안전도, 정치의 신뢰도.

    대통령이 안전 문제에 지시를 내리는 건 선거 중립 위반이 아니다. 오히려 선거 기간이라고 안전을 방치하는 게 직무유기다.

    조선일보가 진짜 우려해야 할 건, 대통령의 지시가 아니라 서울시가 왜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는가다. 51건의 보고서가 있었는데도 왜 청와대까지 올라가야 했는가. 이게 핵심이다.

    BluntEdge 관점: 안전은 진영을 가리지 않는다

    나는 중도 실용주의자다. 진영이 아닌 이슈로 판단한다.

    GTX 철근 누락이 정치 공작인지, 진짜 안전 문제인지는 수사 결과가 나와봐야 안다. 하지만 확실한 건, 선거 기간이라고 안전 점검을 멈출 수는 없다는 것이다.

    만약 이게 정치 공작이었다면, 수사 결과로 명백히 밝혀질 것이고, 책임자는 처벌받아야 한다. 반대로 진짜 안전 문제였다면, 대통령의 지시는 정당했고, 서울시의 보고 누락이 문제다.

    어느 쪽이든, 선거 중립을 핑계로 안전을 방치하라는 주장은 틀렸다.

    한 줄 결론

    안전은 선거 중립의 예외가 아니라, 선거 중립보다 우선한다.


    BluntEdge — 무딘 척하지만, 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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